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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이천사2 2009. 1. 14. 08:41

환상의 섬 백령도

 

백령도! 마음 속으로만 그리던 환상의 섬을 찾는 길은 생각보다 멀고 힘들었다. 인천에서 뱃길로 오백리나 떨어져 좋은 날이어야 쾌속선으로 4시간 반이 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여섯시간도 더 걸리는 먼 곳의 섬이다. 또한 백령도는 우리가 평상시 느끼는 지리상의 거리 감각보다 먼저 관념적으로 더 까마득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북한과 지천에 접한 최북단 작전지역이어서 선 듯 찾아 나서기가 힘든 섬이기도 하다.

 

큰 맘 먹고 날을 잡아 밤 내 차를 달려 이른 새벽에야 인천항에 도착했다. 해장국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어둠이 물러가는 이른 아침 배에 오르니 쌀쌀한 서북풍이 귓전을 때렸다. 배가 항구를 벗어나 먼 바다로 나가자 검은 파도가 2~3m로 심하게 요동을 치며 뱃전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부양선인 백령 아일랜드는 큰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내동댕이치듯 치솟아 오르다 깊숙이 곤두박질치기를 계속했다. 처음에는 조용하던 배 안이 시간이 지날수록 왝왝거리는 소리와 시큼한 냄새로 진동하기 시작했다. 몇 번 토하고 나던 앞자리의 아가씨가 참다못해 어머니를 불러대는 통에 나까지 뱃속이 미식거리며 울렁댔다. 몸을 오그리고 배를 쥐어 잡으며 보채기를 여섯시간을 거의 채우고 나서야 백령도 포구에 발을 디딜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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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해금강 두무진

 

아름다운 백령도! 고통 뒤에 따르는 축복인지 배가 닫는 순간 왜 그리 눈부시고 아름다웠는지 모른다. 2Km만 더 가면 38선이라는 엄연한 현실에서도 서른 여덟 개의 태극기가 휘날리는 그곳은 생각 보다 평온하고 사람들의 표정은 밝고 행복해 보였으며 삶은 활력이 넘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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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일의 천연 비행장인 사곶해수욕장

점심을 먹고 나서 먼저 찾은 곳이 사곶해수욕장이었다. 가는 모래와 뻘이 섞여 단단해진 모래사장이 폭 300m에 3km나 뻗어 있어 해수욕장으로도 이름이 나 있지만 천연활주로로 더 많이 알려진 곳이다. 우리 일행을 태운 버스가 달려도 바퀴 자국만 날뿐 조금도 파이지 않을 정도로 단단했다.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 밖에 없다는 천연활주로라는데 나폴리가 겨우 400m라니 그 규모 면에서 세계 제일인 것이다. 실제로 한국전쟁 때 유엔군이 이 곳을 임시활주로로 사용했다고 한다.

해수욕장을 벗어나 인천의 모 병원의 여자원장이 지어 희사를 했다는 심청각에 들렸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섬사람들이 모두 기독교인이어서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꼈지만 지금은 심청이 이야기를 현실로 받아들이며 효의 고장으로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바로 보이는 장산곶 앞 바다 인당수에 심청이가 몸을 던졌다는 믿음을 갖기까지는 상당한 세월이 필요했을 것이다.

 

심청각 앞 망원경에 비친 장산곶과 북한의 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다.

두시간이나 늦게 도착하여 관광시간이 촉박하다는 기사의 재촉에 서둘러 두무진으로 향했다. 까나리 액젓으로 이름을 날리던 연화리 포구는 겨울 차비를 하는지 한적하기만 했다. 이제는 쓸모 없이 버려진 까나리 액젓 통이 갈대 숲에 을씨년스럽게 버려져 있고 폐비닐 만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낮은 산길을 올라가니 통일 염원을 담은 통일기원비가 서해의 찬바람을 맞으며 외롭게 서 있었다. 작은 고갯마루에서 내려다 본 바다는 실로 장관이었다. 검푸른 파도가 부서지는 해안에는 온통 기암괴석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었다. 백령도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두무진인 것이다.

 

이 곳 두무진은 4㎞나 되는 해안에 50∼150m 높이의 기암괴석이 수직절벽을 이루며 절경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바람 때문에 선유를 할 수 없어 바닷가 바위벼랑을 타며 보는 것도 좋았는데 다음날 다행이 날이 풀려 유람선을 타고 기암괴석을 둘러 볼 수 있어 천만 다행이었다.

마치 장군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두무진은 고려의 충신 이대기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을 만큼 경치가 빼어났다. 남해 해금강보다 규모나 아름다움에서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절경이어서 가히 "서해의 해금강"이라 부를 만도 했다.

 

선대바위, 형제바위, 병풍바위, 코끼리바위, 문바위, 어머니바위, 촛대바위 용트림바위 등 살색의 따뜻한 바위들이 성벽처럼 줄지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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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각에서바라본 장산곶

사곶해수욕장에서 백령도 관광의 반푼은 벌었다 했더니 이곳에 와서는 이제 더 욕심부리지 않아도 될 만큼 절경에 감탄을 하고 만 것이다. 관광을 마치고 썰렁한 횟집에 둘러 않아 소주 안주로 삶아 내온 빨간 꽃게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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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돌해안에는 검음콩, 흰콩, 새콩,완두콩까지 다 있었다.

백령도는 우리나라 여덟 번 째 큰 섬이지만 높은 산이 없는 서해안의 특유한 지형을 그대로를 담고 있는 섬이다. 이런 크기의 섬이 남해안에 있었다면 적어도 500m 높이의 산이 두 세 개는 있었을 것이다.

 

백령도는 어디를 가나 낮은 구릉이 펼쳐진 서해 반도처럼 느껴진다. 낮은 산과 넓은 들, 황금 벌판의 풍요로움은 최북단에 자리한 낯선 섬이라는 생각이 도무지 들지 않는다.

 

간척지의 넓은 들을 지나며 기사는 농토가 넓어 생산된 식량으로 섬 주민이 5년은 먹을 수 있는데 쓸데없이 농토를 늘려 좋은 경관 망쳤다며 푸념을 늘어놓았다.

 

되돌아가는 길에 들린 서해 낙조의 아름다움과 백령도 마지막 절경인 콩돌 해안을 맨발로 걸으며 신비한 자연의 조화에 감탄하기도 했다. 출항하기 전 메밀칼국수로 끼니를 때우고 멀미약과 귀미테까지 붙이고 배에 올랐으나 다행이 등지고 가는 약한 하늬바람이라 쉽게 인천항에 닫을 수 있었다.

                                                  최백호의 낭만에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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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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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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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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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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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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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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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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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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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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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뭄진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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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앞바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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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앞바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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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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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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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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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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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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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돌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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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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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개의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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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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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령도 선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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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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