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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등

이천사2 2010. 4. 16. 19:41

 

아버지의 등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로이동합니다


만취한 아버지가
자정 너머 휘적휘적 들어 서던 소리
마루 바닥에 쿵,하고
고목 쓰러 지던 소리

숨을 죽이다
한참 만에 나가 보았다
거기 세상을 등지듯 모로 눕힌
아버지의 검은 등짝
아버지는 왜 모든 꿈을 꺼버 렸 을까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로이동합니다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없고
삽십 년이나 지난 어느 날
아버지처럼 휘적휘적 귀가한 나 또한
다 큰 자식들에게
내 서러운 등짝을 들키고 말았다

어린왕자의들꽃사랑마을로이동합니다

슬며시 홑청이불을 덮어주고가는
딸년 땜에 일부러 코를 고는데
바로 그 손길로 내가 아버지를 묻고
나 또한 그렇게 묻힐 것이니

아버지가 내게 물려준 서러운 등짝
사람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검은 등짝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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