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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것들은 먼데서 / 이성부

이천사2 2009. 3. 28. 06:28

그리운 것들은 먼데서 / 이성부

 
그리운 것들은 모두 먼데서 / 이성부
오늘은 기다리는 것들 모두 
황사黃砂가 되어 
우리 야윈 하늘 노랗게 물들이고 
더 길어진 내 모가지, 
깊이 패인 가슴을 
씨름꾼 두 다리로 와서 쓰러뜨리네. 
그리운 것들은 바다 건너 모두 먼데서 
알몸으로 나부끼다가 
다 찢어져 뭉개진 다음에야 
쓸모 없는 먼지투성이로 와서 
오늘은 나를 
재채기 눈물 콧물 나게 하네. 
해일海溢이 되어 올라오면 아름다울까. 
다 부숴놓고 도로 내려가는 것을. 
다치지 않은 살결들 
깨끗한 손들만이 남아서 
다시 일으켜 세우면 아름다울까. 
기진맥진 누워버린 얼굴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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